기업-행정경험 공유 ‘CEO들의 만남’

  • 입력 2008년 4월 19일 02시 58분


백악관 “두 정상 공통점 많다” 기대

‘자수성가형 - 명문가 출신’ 다른 점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7일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전에 만난 적은 없지만 상당 부분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와일더 보좌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은 독실한 기독교 신앙, 인권에 대한 깊은 이해, 민주주의와 자유, 시장경제에 대한 확신 등 많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번 회담이 양국 간 동맹을 한 계단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에 대해 “현대그룹에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은 뒤 정치권에 들어온 자수성가형 비즈니스맨”이라며 “텍사스 주지사를 지낸 부시 대통령처럼 지방 정부 경험이 있고 서울시장 재임 시절에는 현장형(hands-on) 최고경영자(CEO)로 명성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처음 대면하는 두 정상에겐 공통점이 많다. 와일더 보좌관의 설명 외에도 이 대통령은 테니스를, 부시 대통령은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등 운동을 좋아하고 단단해 보이는 외모의 건강체질이라는 것도 닮은 점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

아버지가 대통령이었고 할아버지가 상원의원을 지낸 정치 명문가의 장남인 부시 대통령은 미국 내 최고의 사립고교인 필립스아카데미(앤도버)를 졸업하고 예일대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거치며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인생의 첫발을 사업가로 내디딘 것은 공통점이지만 28세의 젊은 나이에 석유탐사회사를 차리고 메이저리그 명문구단 텍사스 레인저스를 경영한 부시 대통령의 출발점은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성공의 계단을 오른 이 대통령과는 사뭇 다르다.

이 대통령은 학창시절 내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고려대 재학 시절에는 한일 국교정상화를 반대하는 6·3시위를 주도하다 투옥된 경험도 있다. 반면 부시 대통령은 학창시절 베트남전쟁 반대 등 사회적 이슈보다는 사교클럽 활동에 더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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